Column2018. 5. 28. 21:03

대학생과 직장인 사이 2 - 꼰대의 경계

 


 필자는 공식적인 회사 명함만 3개가 있는혼종의 프리랜서다좋은 점은 일자리가 끊길 일이 없다는 점한 쪽의 일이 안 풀리면 다른 쪽 일에 열중하면 된다나쁜 점은 회사가 3개라는 점즉 회식이 보통 직장인에 비해 3배다더욱이 각종 술자리가 많은 직종에 몸담고 있어서 간은 항상 알코올 코팅이 되어있다직장인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술자리가 많다는 것은 어떤 사람도 많다는 것일까맞다꼰대도 많다.

 

(중략)

 

 꼰대 대처법은 자연스럽게 익혔다뒤에서 욕 할지언정 앞에서는 티가 안 난다하지만 대학교에서는 아니다내가 후배들에게 꼰대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꼰대들의 정글에서 살아왔던 나에게 대학이란 공간은영꼰대가 되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반오십 화석이 되어버린 오늘날은 더더욱.

 

 선택한 방법은 단 하나였다한 쪽을 포기하기나는 대학의 삶을 포기했다대학은 돈을 쓰는 곳직장은 돈을 주는 곳.

 

(후략)

 

ps. 지난 경조사 글이 은근히 대박쳐서 일주일에 하나 쓰라고꼰대 편집장에게 강요받음그래서 쓺하지만 대부분의 꼰대들은 돈 주는 사람임그래서 굴복해야 함일개 막내급 직원이 어떻게 반항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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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2018. 5. 22. 13:48

대학생과 직장인 사이 경조사편



 일주일의 반은 학교를 가고 나머지 반은 취재를 가거나 출근을 한다아닌 날에는 지금처럼 재택근무를반신반인과도 같은 모호한 위치 덕분에 대학생의 특성과 직장인의 특성을 모두 함의한 필자가 되었다그 중 가장 크리티컬한 특성바로 경조사다.


 나는 대학생과 직장인 사이다순도 100% 대학생이면 경조사가 별로 없다그래서 경조사를 위한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순도 100% 직장인이면 경조사가 많다그래서 경제적 비용이 은근한 부담으로 다가온다둘을 섞은 나는 어떨까이럴 때는 순도 100% 직장인의 마인드로 다가가야 한다.


(중략)


 25살 현재지금은 다르다소속되어 있는 회사가 많아지고 인맥이 넓어졌다더구나 직업 특성상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교집합적 존재가 되면서 명함 지갑을 갖게 됐고 업무용 폰을 마련하는 사태(?)까지 왔다그리고 경조사가 많아졌다많을 때는 일주일의 한 번은 가야했다지갑은 점점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경조사 후에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얼굴이 숫자로 보인다.’ 윤리적 관점에선 분명 그릇되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후 경조사가 더 두려워졌다.


 친한 상사한테 이야기했다. “형님저는 대학생이고 일을 하고 다녀서 급여가 짠 편인데 경조사는 다 가야하고이거 어찌해야 하나요?” 명쾌한 답을 내려줬다. “경사는 웬만하면 피해라사정이 있어서 못 간다 하고 내면 된다가서 준거와 비슷한 효과다슬픈 일은 무조건 참석해라이건 인간 대 인간의 문제다이건 얼마 줘야 할지 모르겠네.”


(후략)


ps. 최근 포스팅이 뜸했네요. 너무 바빠서 ㅎㅎ... 웬만하면 쓴 글 초안이라도 올리려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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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2018. 4. 15. 22:24

배설의 역설 (力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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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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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의 요건은 배설이다. 자신만의 해우소를 품는 게 소확행의 시작이다. 고등래퍼들은 랩을 통해 배설했다. 필자는 글을 쓰며, 방송을 하며 배설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네는 해우소를 찾는 것 마저 힘든 현실이다. 해우소를 찾는 것 마저 스트레스가 된 현실이다. 그럼에도 배설은 필요하다. 어떻게든 배설을 해야 한다. 배설의 부재는 불행의 시발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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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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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마감하고 보니 글 쓰는 게 직업이 되니까 배설이 아닌 느낌이네. 고등래퍼2 관련 글을 쓰라고 했지만 막상 고등래퍼 관련 이야기는 별로 없는 글. 결론은 빈첸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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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2018. 3. 12. 19:53

개인주의를 위한 자기고백

 

 대한민국 집단주의는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기적에는 희생이 뒤따른다이 희생은 동일하게 집단주의였다집단주의는 우리 사회의 악으로 자리잡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이런 기세에 반발하여 등장한 게 개인주의집단보다 개인을 우선시하는 가치관은 조금씩급진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개인주의의 유행을 이해하지 못했다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믿었고 그래서 누구나 개인주의자라고 생각했다그 위에 쌓아진 실현 욕구의 차이가 개인주의자를 가른다고 여겼다필자는 개인주의의 실현 욕구가 강했다집단에 매몰되기 싫었다그래서 대학이 좋았다내가 무엇을 하든 지 신경 안 썼기에그래서 아싸가 좋았다인간관계를 신경 쓸 시간에 일을 하고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개인주의자를 꿈꾸며 울부짖는 사람들에게 냉소를 넘어 조소를 보냈다그러다 문유석 부장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을 봤고 나를 돌이켜보는 기회를 얻었다.

 

(중략)

 

 결과론적으로 필자는 집단주의자였다아니우리 모두 집단주의자였다성악설에 근거한 본성은 대한민국 집단주의 환경에 거세되었다사실 개인주의자를 표방한 나는 그 누구보다 집단에 잘 적응했다어린 나이부터 해온 사회생활의 경험이 행동에서 묻어났다고 해야 할까집단과 집단 간의 선호도가 나를 개인주의자라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중략)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그렇기에 관계를 빚어가며 살아간다하지만 관계는 집단이었다한 집단이 싫어서 개인주의를 선언하고 그 집단을 나온다그러면 다른 집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집단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이고 나였다.

 

(후략)

 

ps. 문유석 부장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을 접한 적이 있어서 칼럼의 글감으로 정했고 글을 썼습니다글을 읽으면 알 수 있겠지만 문유석 판사가 혐오하는 냉소의 느낌이 짙습니다결론도 냉소로 끝냈습니다아무리 생각해도 집단주의는 대물림 속에서 지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문유석 판사는 대화와 토론을 강조했지만 대화와 토론도 집단 속에서 이뤄지고 그 결과 집단주의로 귀속될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네요이 글을 쓰면서 자괴감도 들었습니다이런 글 쓰는 놈이 언론계에 있고메이저 언론인을 지망한다는 거 자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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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2018. 2. 6. 20:27

소확행


 2018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소확행이 뽑혔다소확행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처음 쓴 말로 일상의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뜻하는 단어다처음 들었을 땐 좋았다. YOLO로 대변된 대한민국의 소비 트렌드가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점점 불편해졌다언제는 큰 꿈을 가지라며 우리를 호도하던 자칭 트렌드세터 분들이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N포세대가 되어가자 이제는 그 일상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란 말로 들렸기에.


(중략)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론을 주창했다필자 또한 그에 영향을 받아 행복을 찾아 헤맨다행복은 개인의 욕구다그러나 우리나라는 행복을 트렌드라는 프레임으로 사회의 욕구로 돌리는 동시에 강요를 하고 있다그래서일까행복은 시나브로 지워져간다.


 ps. 스터디 끝내고 카페에 앉아 있었습니다상식이나 달달 외우며 있었는데 한 노부부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커피를 마시며 행복하게 웃고 떠들더군요보기 드문 광경이었습니다그 때 소확행이란 단어가 떠올라 그냥 써봤습니다역시나 힘빠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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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2017. 12. 18. 20:54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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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알못이 뽑는 올해의 노래 Best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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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순서는 순위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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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볼빨간 사춘기 - ‘썸 탈거야

처음 이들이 데뷔했을 때는 신선한 충격과 애틋한 우려가 동시에 떠오름독보적인 음색의 안지영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우지윤의 멜로디라인 (작곡도 안지영이 다 하지만 뭐..). 그러나 자가복제를 벗어날 순 없을 것 같음독보적 시간이 지날수록 곧 그 성격을 잃어버리기 때문하지만 올해 앨범을 들어보면이런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 만큼멋진 앨범을 냄그 중심에는 나 오늘부터 너랑 썸을 한번 타볼 거야’, 안지영의 귓속말이 숨어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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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Winner - ‘REALLY REALLY'

솔직히 말해서음악방송 조연출로 일할 때남자 아이돌 1도 관심 없었음내가 남자라서 그럼남자 아이돌 노래 하나도 관심있게 안 들음근데 이번 싱글위너의 ‘REALLY REALLY' 는 달랐음가사는 직설적이고자극적이라 별로 좋지 않았지만멜로디와 리듬은 남자 아이돌 음악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트렌디한 사운드였음개인적으로 올해 남돌 최고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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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이유 - ‘Palette'

죄송합니다필자가 징짱 덕후라개인적으로 스물셋은 별로였음스물셋에 느낄 수 있는 아이유만의 감성은 이지은 본인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 생각했기 때문그런데 팔레트는 다름스물다섯이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노래했기에 좋은 노래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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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루비룸 - ‘Sunday'

올해 최고의 프로듀싱 팀 그루비룸 (Grovvy Room). 그들이 빚어낸 최고의 노래박재범헤이즈의 Sunday. 가사와 비트멜로디 삼박자가 만들어낸 최고의 노래더구나 헤이즈... 뮤비에서 넘나 예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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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리짓군즈 - 'Junk Drunk Love'

요즘 하다는 말이 유행이라지리짓군즈를 빼고는 리얼 하다는 가수를 이야기 할 수가 없음트렌디한 가사에 숨겨진 음악적 재능빈티지 힙합의 허슬러제발 꼭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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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레드벨벳 - ‘빨간 맛

솔직히 SM감성을 좋아하지도 않기에 믿고 거르는 SM음악이라 생각했음그러나 레벨의 빨간 맛은 논외기존에 유지하던 컨셉인 레드와 벨벳’. 이번 음악은 레드의 최정점그만큼 특성이 제대로 묻어나고화사한 느낌의 노래. SM이 레드벨벳 최고의 노래 중 하나로 꼽는 이유가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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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언니네 이발관 - ‘홀로 있는 사람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좋은 음악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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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외주 원고 때문에 이렇게 작성해봤습니다. 올해는 좋은 음악들이 풍부했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일곱 개 밖에 추릴 수 없었다는 게 조금은 아쉽네요음알못이 쓴 올해의 음악 Best 7. 위 노래들은 진심으로 추천합니다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네요 ㅎㅎ그리고.. 샤이니 김종현 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방송에서 함께 웃고 떠들었던 그 날들잊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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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2017. 11. 26. 20:26

대학입시제도, 수능 그리고



 필자는 대학입시제도를 극혐했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이 제창하던 노력은 우리나라에서 씨알도 안 먹히는 헛소리란 것을 깨달았기 때문. 수능 점수는 노력으로 올릴 수 있다. 그 증거가 필자다. 재수할 때 공부만 하다 보니 비약적으로 점수가 상승했다. 그러나 대입의 성공은 노력이 보장해주지 않는다. 기준이 모호한 수시 제도가 다수 등장하면서 대학입시제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나의 첫 칼럼. 대학입시제도 비판이었다. 재수가 끝나고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원고를 썼다. 대학입시제도에 극딜을 넣어버리는 원고였다. 그 당시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비록 진리의 9평 보다는 망한 수능 성적이었지만 누적 백분위로는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나보다 수능 성적 낮은 애들이 스카이에 들어가는 것 보고 멘탈이 나가버렸다. 다 쓴 후 메일을 돌렸다. 다행히 모 편집장이 관심을 보였다. 그 편집장은 나에게 말했다. ‘이 글에서 피가 뚝뚝 묻어난다고.’ 그때부터 글도 못 쓰는 놈이 필명을 쓴 채, 칼럼니스트라는 지위를 가진 채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이 글로 욕을 더럽게 처먹었다. 어그로도 제대로 끌었다. k사의 모 기자가 내 글을 보고 나에게 컨택을 해왔고, 익명의 인터뷰도 진행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뿌듯.



 시간이 흐른 지금은 무감각하다. 대학입시제도가 어떻게 되든 말든 이제는 내 일 아닌데 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잠식해버렸다. 오히려 이러한 입시제도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 대입에 관련한 자소서를 써 본적도 없지만, 대학 가는 친구들 자소서를 첨삭해 준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러지만 이번에는 100%의 서류 합격률을 보여줬다. 맞다. 자랑글임. 뭐 어쨌든 올해 수능 날, 편집장이 말했다. ‘너 대학입시비판 칼럼으로 데뷔했으니 한 번 더 까볼래?’ 솔직히 요즘 돈이 궁해서 원고료를 위해서라도 어그로 한 번 더 끌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거절했다. 앞서 말했다시피 내가 까던 입시제도를 통해 지금 내가 수혜를 받는 입장이다 보니 양심이 찔렸다.



 그냥 쓴 글이라 그런지 마무리를 잘 못하겠다. 나 홍보나 해야겠다. 나 자소서 잘 첨삭해줌. 자소서 첨삭 필요한 학생들 있으면 나한테 연락주셈. 무한첨삭에다가 합격률도 높은 편이니 가성비 짱짱임.

Posted by AC_CliFe
Column2017. 11. 13. 18:43

단어의 무게

 

 어쩌다 글을 파는 게 직업이 되어버렸다. 내 글에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는 사실 지금의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글을 본 편집장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읽기 쉽고 재미있게 글을 쓰네.” 이는 노린 측면도 있다. 일부러 가벼운 단어를 고르고 글에 스토리를 집어넣는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읽을 것 같아서. 종종 과유불급이 발생해 인터넷 커뮤니티에나 쓸 법한 글을 쓴다는 것도 단점이긴 하지만. 어쨌든 앞서 말했듯이 나는 최대한 단어의 무게를 비우고, 오롯이 글의 재미와 본질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러나 요즘 일상에서 쓰이는 단어의 무게는 내 글 보다 한참이나 무거운 단어들이 많다. 무거움에 맞게 올바르게 쓰이면 모를까 별 일도 아닌 곳에 쓰이는 지나치게 무거운 단어들이 즐비하다.

 

...

 

1. 팩트 (Fact)


 언젠가부터 많이 쓰인 용어. ‘팩트를 직역하면 사실이다. 사실이란 단어를 놔두고 왜 굳이 팩트라는 단어를 쓰는 것일까.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외국어를 쓰면 좀 더 있어 보이는 모종의 심리로부터 기인하는 듯 하다. 팩트의 무게감은 신방과를 전공 중인 나에게 너무나도 거대하게 다가온다. 사실과 진실을 추구해야하는 저널리즘. 저널리즘 속 팩트는 그야말로 진리에 가깝다. 필자 또한 이에 동의한다. 하지만 요즘 오용되고 남용되는 팩트라는 단어의 쓰임을 보면 이러한 무게감이 깎이는 인상을 받는다. 좋다. 사건의 사실을 추구한다는 자세는 언제나 올바르기에. 하지만 그 단어의 무게감을 인식한 뒤 쓰이면 하는 바람이다.

 

2. 폭력

 

 ‘폭력 :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에 쓰는, 주먹이나 발 또는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 쉽게 말하면 남에게 직접적 피해를 가하는 행위다. 그것도 거칠고 사납게. 그러나 요즘은 ‘~~이라는 관형 표현을 삽입하여 ~~적 폭력 이라는 단어를 자주 목격한다. 내가 피해를 받으면 이를 표현하기 위해 텍스트화 할 수 있으며, 텍스트화 할 때의 단어 선택은 각자의 자유다. 하지만 폭력이란 단어의 무게감을 생각지 않는 사례들이 너무나도 많다. 물론 유머러스하게 사용되는 팩트폭력() 등의 표현은 보기 좋다. 그러나 ~~적 폭력이라는 단어로 남들의 행위를 정의해 자신의 피해정도를 텍스트로 극대화하면 도리어 공감할 수 없는 의견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텍스트를 생산한다. 하지만 누구나가 문제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글을 생산한다는 것은 글에 대한 책임감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행위이기도 한데, 이 책임감이 결여되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불편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

 

ps. 최근에 쓴 칼럼 초안 발췌. 칭찬도 먹고, 욕도 먹은 칼럼. 칼럼도 내 생각의 일부고 피드백도 독자들 생각의 일부니 뭐... ㅠㅠ 하지만 단어의 무게를 왜 네가 정의하냐는 모 독자의 댓글은 아직도 이해가 안 갑니다.. 비공이 많이 붙긴 했지만 정말 팩트, 폭력 등의 무게가 가볍다고 생각하는 것 인가요...? ㅠㅠ

Posted by AC_CliFe
Column2017. 10. 10. 22:52

- 누구를 위하여 '젠더의식'은 울리나

 


 퇴근길의 지하철, 한 여성이 페미니즘 책을 읽고 있었다. 그녀 앞에 두 명의 남성이 섰다. 몇 정거장이 지나고 여성은 환승을 위해 자리를 떠났다. 그녀 앞에 있던 남성들이 말했다. "저런 게 요즘 말하는 꼴페미들인가?"

 

...

 

 퇴근길의 지하철, 한 남성이 음악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그 앞에 두 명의 여성이 섰다. 남성은 이유 모를 꺼림칙함을 느꼈다. 여성들이 뭐라 중얼거렸다. 남성은 음소거를 하고 들어봤다. "여자 아이돌 나오는 곳만 뚫어져라 보네. 역시 한남충!"

 

 발전된 젠더의식의 결과과 이런 사례들일까. 대한민국에게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젠더의식은 누구를 위하여 울리고 있는 것 인가?

 

ps. 얼마 전에 페미니즘 떡밥을 물어버리고 쓴 칼럼. 덕분에 조회수 폭발에 어그로 제대로 끈 애증의 칼럼. 망할. 피했어야 했는데 당시의 정신이 제 정신이 아니어서 고대로 물어버리고 여러 개논리에 털려버렸네. 역시 논리는 맹목을 이길 수 없음.

 

ps2. 참고로 위 사례들은 실화. 여성 사례는 내 여사친. 남성 사례는 나..

방송국에서 일할 때 음악프로그램 담당해서 항상 모니터링 하는 편인데 이게 한남충의 기준이었구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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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C_CliFe
Column2017. 10. 1. 00:50

효리네 민박 전복된 일상의 의미

 

 

 필자는 예능을 잘 안 본다무도빠를 자처하는 나는 나머지 예능들은 무한도전의 아류라 여기는 꼰대적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효리네 민박>은 어쩔 수 없이’ 보게 됐다지인이 출연한다는 명목 아래 모니터링을 위해 봤다. ‘이효리라는 슈퍼스타에 기댄 예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별 기대 없이 봤다그러나 나는 순식간에 효리네 민박에 녹아들었다.

 

 

.....

 

 

 여러분들의 일상은 어떤가나부터 말하면 일상은 굉장히 X같다학교를 가고취재를 하고알바를 하며글을 쓴다. 24살이란 나이에 너무나 빨리 일상에 찌들어 버리고 권태를 음미하게 됐다여러분도 다를 것 없을 거라 생각한다그러나 효리네 민박의 일상은 달랐다투숙객들의 꾸밈없는 일상부터 그들의 지겨운 일상을 멋들어진 환상으로 만들어 준 이효리이상순그리고 이지은이 조율하는 화려한 앙상블까지우후죽순 넘쳐나는 관찰예능에 새로운 관점의 관찰을 제시한 효리네 민박’. 그들이 빚어낼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ps. 글에서 술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거친 표현도 많습니다그래도 비속어만큼 제 감정을 표현할 단어는 없는 것 같네요.

 

ps2. 기고를 위해 쓴 글입니다아직 게재하지 않은 글 이라 본문은 스킵할게요필명으로 쓰고 데스킹도 받기 전의 초안이라 찾아보기는 힘들 거예요그래도 효리네 민박에 대해서 여러분과 소통하고 싶어서 글 올려봅니다.

 

ps3. 재미있었네요효리네 민박오랜만에 지하철에서 웃음을 보이며 본 예능입니다특히 마지막화의 어떤 투숙객이 얘기한 구절, ‘제가 그들 (효순부부)의 기억 속에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네요.’ 정말 부럽고도 맘에 와 닿은 멘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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