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제도, 수능 그리고 나
필자는 대학입시제도를 ‘극혐’ 했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이 제창하던 노력은 우리나라에서 씨알도 안 먹히는 헛소리란 것을 깨달았기 때문. 수능 점수는 노력으로 올릴 수 있다. 그 증거가 필자다. 재수할 때 공부만 하다 보니 비약적으로 점수가 상승했다. 그러나 대입의 성공은 노력이 보장해주지 않는다. 기준이 모호한 수시 제도가 다수 등장하면서 대학입시제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나의 첫 칼럼. 대학입시제도 비판이었다. 재수가 끝나고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원고를 썼다. 대학입시제도에 극딜을 넣어버리는 원고였다. 그 당시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비록 진리의 9평 보다는 망한 수능 성적이었지만 누적 백분위로는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나보다 수능 성적 낮은 애들이 스카이에 들어가는 것 보고 멘탈이 나가버렸다. 다 쓴 후 메일을 돌렸다. 다행히 모 편집장이 관심을 보였다. 그 편집장은 나에게 말했다. ‘이 글에서 피가 뚝뚝 묻어난다고.’ 그때부터 글도 못 쓰는 놈이 필명을 쓴 채, 칼럼니스트라는 지위를 가진 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 이 글로 욕을 더럽게 처먹었다. 어그로도 제대로 끌었다. k사의 모 기자가 내 글을 보고 나에게 컨택을 해왔고, 익명의 인터뷰도 진행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뿌듯.
시간이 흐른 지금은 무감각하다. 대학입시제도가 어떻게 되든 말든 이제는 내 일 아닌데 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잠식해버렸다. 오히려 이러한 입시제도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 대입에 관련한 자소서를 써 본적도 없지만, 대학 가는 친구들 자소서를 첨삭해 준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러지만 이번에는 100%의 서류 합격률을 보여줬다. 맞다. 자랑글임. 뭐 어쨌든 올해 수능 날, 편집장이 말했다. ‘너 대학입시비판 칼럼으로 데뷔했으니 한 번 더 까볼래?’ 솔직히 요즘 돈이 궁해서 원고료를 위해서라도 어그로 한 번 더 끌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거절했다. 앞서 말했다시피 내가 까던 입시제도를 통해 지금 내가 수혜를 받는 입장이다 보니 양심이 찔렸다.
그냥 쓴 글이라 그런지 마무리를 잘 못하겠다. 나 홍보나 해야겠다. 나 자소서 잘 첨삭해줌. 자소서 첨삭 필요한 학생들 있으면 나한테 연락주셈. 무한첨삭에다가 합격률도 높은 편이니 가성비 짱짱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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