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2017. 7. 19. 17:43

원래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를

다뤘어야 했는데 각종 공채가 겹치다 보니 책을 반독했네요 ㅠㅠ


그래서 급하게 구성한 특집!

요즘 이슈화된 각종 사회문제를 다뤄봤습니다.


무한도전서부터 졸음운전, 인천살인사건, 마지막 최저시급 이슈까지!


이번주 금요일에는 꼭!

경제무식자가 떠드는

경제 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ㅠㅠ





http://www.podbbang.com/ch/1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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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7. 7. 7. 19:38

지난 주에 포스팅을 못해서 오늘 방송 두 개를 포스팅 합니다.


첫 책은 <정해진 미래> 입니다!


인구학적 관점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꼬집는, 


신선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의 비문학 입니다.


두 번째 책은 <오직 두 사람> 입니다.


요즘 방영되는 예능, 알쓸신잡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작가, 김영하의 신작 <오직 두 사람> 입니다.


예능에서의 그의 이미지는 밝고 유쾌한 사람이죠.


그런데 소설가로서의 그의 이미지는 완전히 반대되는 사람이었습니다.


좌절과 우울의 끝을 달리는 소설이었네요.


애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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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7. 6. 23. 16:22

23번째 뒷담화, 특별편!


꼬마비 작가의 웹툰 <S라인> 입니다.


웹툰시장이 커지면서 웹툰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는 요즘인데요~


그래서! 북끄북끄도 웹툰에 도전해봤습니다!!


웹툰계의 신비주의자, 꼬마비 작가의 <S라인> 입니다.


언젠가부터 사람들 머리에 생겨난 의문의 빨간 선,


과연 이 빨간 선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빨간 선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독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웹툰, S라인 입니다!


오늘도 북끄북끄와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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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7. 6. 7. 17:58

21번째 뒷담화, 조기숙 교수의 <왕따의 정치학> 입니다!


최근 급격한 논조의 변화로 진보 대통령 문재인을


공격하는 진보 언론 한경오.


이 상황을 '왕따'라고 표현하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분석한 조기숙 교수의 책입니다.


언론과 정부, 프레임과 대통령, 노무현과 문재인.


이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오늘도 북끄북끄와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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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7. 5. 31. 17:46

20번째 뒷담화, <82년생 김지영> 입니다!


벌써 20화를 맞이한 북끄북끄!!!!!!!


이번에는 최근 문학계를 뒤 흔든 핫 한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다뤄봤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레 스며든 여성차별의 대한민국


그렇기에 당연히 받아들여진 여성차별의 현장.


담담하고도 적나라하게 담은 페미니즘 소설입니다.


많은 구독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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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7. 2. 17. 16:22

미디어 경영

 

- 최성범

 

 

 사실 나는 미디어와 경영이란 단어의 조합이 그리 어색하지는 않았다. 미디어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진화함에 따라 시장은 광범위해졌고 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러 회사들의 경영적 접근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미디어에 경영을 붙인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미디어는 공공적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조직이란 통념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이 통념은 90년대 초 인터넷의 등장으로 급속히 변화했다. 인터넷의 발달은 수많은 콘텐츠를 양산했다. 소비자들은 이 콘텐츠를 선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환경에 살게 됐다. 이에 발맞춰 미디어 기업들은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여러 상품을 개발하고 홍보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 속에서 미디어 경영이란 학문이 탄생했다.

 

 

 보편적인 시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경영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형성된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예측하기 쉽고 불확실성이 적은 편이다. 미디어 시장은 달랐다. 미디어 시장에서 상품이자 서비스는 콘텐츠다. 콘텐츠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그것의 지위는 실시간으로 변동한다. 그러면서 미디어 시장은 기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역동성과 가변성을 지닌다.

 

 

 이러한 시장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경영 전략이 모색됐다. 경영의 기본 관점이라 할 수 있는 산업조직론적 모델부터 미디어 컨글로머리트라 불리며 거대한 미디어 기업을 거느리는 다각화 모델, 크리에이터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해석적 모델 까지.

 

 

 미디어 경영. 앞에서도 말했듯이 90년 대 초반에야 필요성이 대두된 학문이다. 현재까지는 역사가 짧은 탓에 학문으로서의 정립은 덜 된 상태다. 이 책의 내용 또한 ‘미디어 경영’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래서일까. 타 학문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학문의 발전을 내 눈으로 직접 지켜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미래의 나 또한 필드에서 발전에 공헌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더더욱. 괜시리 학문의 탐구에 대한 욕망을 부추기는 매혹적인 책, 최성범의 <미디어 경영>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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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7. 2. 5. 15:35

유혹하는 에디터

 

- 고경태

 

 

 우리 편집장은 특이하다. 필자를 필진으로 합류시켜줬기 때문이다. 필자의 글 수준은 블로그 독자 분들이 다 아실 거라 생각한다. 비평이라 자칭하는데 일기 같은 느낌. 언젠가 물었다. “왜 저 같은 저질 필자의 글을 매체에 실을 생각을 했어요?” 돌아온 답은 딱 다섯 글자. “재미있어서.” 솔직히 이 의견을 부인하진 않았다. 재미있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는 편이니까. 그렇다고 글을 쓸 때 재미를 염두에 두고 쓰진 않지만. 어찌 됐든 기분 좋은 답변이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편집장의 이름으로 책 한 권이 왔다. 고경태 기자의 <유혹하는 에디터>. 포스트잇 하나도 딸려왔다. ‘네 미래’. 의문스러웠지만 그래도 무슨 의도가 있겠거니 하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필자 집안은 특이했다. 상반된 정치적 성향의 두 부부가 가정을 이뤘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침마다 현관 앞에는 두 종류의 신문이 배달됐다. 조선일보와 한겨레. 필자는 당연 두 신문 모두 안 읽었다. 야구에 미쳐있던 시절이란 핑계를 대본다. 하지만 주말 판 신문은 빠지지 않고 읽었다. 특히 한겨레 <esc>. 딱딱하고 무뚜뚝한 성격의 신문을 180도 틀어버린 <esc>였다. 늘 파격적이고 신선한 내용으로 지면을 채운 화려한 성격의 신문이었다. 한낱 초중딩인 독자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신문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니. 당시엔 꽤나 충격을 받았었다.

 

 

 왜 뜬금없이 <esc>를 언급했을까. 오늘 소개할 책의 주인공이 <esc>의 편집장 고경태 기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esc>가 고경태 기자의 글에 대한 관점을 총 집합시킨 매체였기 때문이다.

 

 

 <esc>의 성격에서 알 수 있듯이 글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고경태 기자는 급진적이다. 보통 글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노잼’이다. 특히나 종이신문에서는 그 특성이 두드러진다. 고경태 기자는 달랐다. 본인의 매체에서 ‘예스잼’을 추구했다. 그는 법을 무시하라고 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을 선호했다. ‘깨는’글 쓰기를 장려했고 심지어 독자들에게 사기까지 치라고 권했다. 재미를 위해서 말이다!

 

 

 근래 들어 글의 성격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재미있다는 피드백도 많았지만 너무 가볍다는 지적도 그에 못지않았기에. 그렇지만 <유혹하는 에디터>룰 보고 다짐했다. 필자의 곤조를 밀어붙이기로. 재미있고 솔직한, 누구나 손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기로. 이상 ‘내 미래’ 고경태 기자의 <유혹하는 에디터> 였다.

 


ps1. <유혹하는 에디터>는 편집기자에 중점을 둔 책이다. 허나 글을 업으로 삼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도 많았다. 실용성에서 좋은 평을 주고 싶다.

 

ps2.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퇴고 한 번도 안한, 말 그대로 날것의 글이다. 매체에 실리는 글은 3~4번의 퇴고를 거친다. 글을 과감히 수정할 만도 한데 우리 편집장은 크게 건드리지 않는다. 이 책을 읽어보니 지금의 편집장은 천사였다. 이 글을 빌어 그에게 큰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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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7. 1. 25. 12:33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

 

- 이영돈

 

 

 

 1. 커뮤니케이션북스의 커뮤니케이션 이해 총서 시리즈. 읽기에 부담 없는 두께, 그 속에 담겨있는 핵심적 내용, 다양한 주제로 구성된 기획, 중고서점에서 2~3천원이면 구할 수 있는 싼 가격까지.

 


 2. 오늘은 소비자 고발로 유명한 이영돈 PD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을 다뤄보겠다.

 

 

 3. 책을 구입하기 전 망설임이 앞섰다. 이영돈 PD가 저자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콘텐츠, 그 자체의 결과물은 훌륭했다. 소비자의 권리 증진에 힘썼던 그 였다. 하지만 결과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도 거칠고 험한 방송판에서 자신만의 능력으로 정상에 올라본 이영돈이기에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4.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건 ‘객관적인 평가 기준 정립’이다. 하루가 지날수록 늘어가는 채널, 그 안에서 범람하는 다수의 콘텐츠들.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이 증가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아쉬운 프로그램도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 자극적이기만 하면 좋은 프로그램인가. 시청률만 높게 나오면 좋은 프로그램인가. 아니다. 시청자들은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선별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란 말도 있지 않은가.

 

 

 5.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의 첫 걸음, ‘모방’이다. 창조선 관련 책들은 말한다. 모방은 창조의 시발점이라고. 동의한다. 나 또한 글쓰기 실력 증진을 위해 여러 책을 필사했다. 드라마 PD들도 기획에 앞서 퀄리티 있는 드라마를 정주행한다. 크리에이터도 다른 크리에이터의 작품을 참고한다. 모방을 통해 창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이영돈 PD는 모방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양극단에 있는 프로그램의 포맷을 결합하라! 예능과 다큐멘터리의 결합. 드라마와 교양의 결합. 색다른 포맷의 결합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생소한 두 포맷의 결합. 도박수가 아닌가. 그러나 이런 방식은 방송국에서 이미 통용되고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초, <무한도전> 이었다.

 

 

 6. 그 다음은 ‘관계’다. 다채널, 다콘텐츠 시대. 프로그램의 차별화가 중요시 되는 시점. 차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다. 캐릭터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출연진의 특성이다. 이를 명명화 한 것이다. <무한도전>을 예로 들면 유재석은 1인자, 유느님. 박명수는 2인자, 악마의 아들. 캐릭터에서 하의 에피소드가 만들어지고 에피소드가 모여 하나의 플롯이 완성되는 프로그램. 캐릭터는 프로그램의 근원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이 캐릭터는 어떻게 형성될까. 프로그램의 배경이나 일련의 사건을 통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관계에서 비롯된다. 중심인물 A가 있으면 A와의 어떤 관계가 B의 성격을 규정하고 같은 방식으로 C의 성격이 규정된다. 이 관계가 매끄럽고 논리적이어야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높다고 이영돈 PD는 말한다.

 

 

 7. 마지막은 ‘감독’이다. 프로그램은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촬영, W명, 음향, 미술 등 많은 사람들이 협업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와 다른 의견들도 있다. 모 PD가 말했다. 그는 프로그램은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 했다. 모든 짐을 짊어져야 하는 PD의 무게감, 그리고 책임감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영돈 PD도 같은 생각이었다. 가능한 한 많이 찍어라. 카메라와 조명의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하라. 숏의 타이밍을 잘 잡아라. 액션-리액션의 법칙을 익혀라. 내가 지켜본 방송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걸 PD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우리나라 방송계의 구조. 공감 가는 챕터였다.

 

 

 8.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읽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 하지만 얻은 게 많은 책이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만 프로그램에 주관적 평가를 내리던 나. 정립된 기준에 입각해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평가’라는 방법을 통해 프로그램 가치 탐색의 방법론을 제시한 책, 이영돈 PD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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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7. 1. 21. 19:15

작사노트 : 친절한 작사비법

 

- 함경문 + 민설

 

 

 작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아이러니하게도 언론고시 때문이다. 언론고시 필기시험에는 논·작문이 있다. 논술은 자신 있다. 항상 써오던 것이니까. 작문은 아니었다. 글쓰기의 재능이 부족한 탓인지, 내 개성을 드러내는 게 너무나 어려웠다. 쓰기조차 두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헤맸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작사였다. 음악을 들어보면 기발한 표현들이 많았다. 항상 놀랐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러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것도 신기했다. 그 후로 작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작사노트>. <김이나의 작사법> 이후로 오랜만에 읽는 작사 책이었다. 사실 작사를 ‘배운다’라는 개념에 거부감이 앞섰다. 작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 즉 감성의 영역이라 여겼기에. 감성을 가르친다? 말이 안 되는 논리였다. 하지만 ‘배우는’ 작사는 생각과 다르게 활성화 돼 있었다. EXO 등의 아이돌 작사가로 유명한 서지음도 본인만의 작사 강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책의 글쓴이 민설도 마찬가지였다. 팔랑귀인 나. 남들이 그렇게 하는 거 보면 그런 거겠지. 다 또한 학생의 입장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확실히 달랐다.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함경문, 싱어송라이터 민설이 가르쳐주는 <작사노트>는 섬세하고 꼼꼼했다. <김이나의 작사법>은 전에도 서평했다시피 작사에 대한 얘기는 별로 없었다. 일하면서 만난 작사가들은 추상적인 얘기만 했다. <작사노트>는 오로지 작사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것도 구체적으로.

 

 

 사랑을 은유적으로 표현해봐라. 슬픔, 기쁨 등의 감정상태에 따라 생각나는 단어 정리하기. 이런 식이었다. 작사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음수율 따기도 자세히 알려줬고 받침의 활용법이나 멜로디 강약에 관해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인상 깊었던 것은 비하인드 스토리. 김이나 작사가의 말에 따르면 ‘캐릭터 잡기’다. 작사가는 음악이란 드라마의 작가다. 작사가가 창조한 가상의 캐릭터가 글의 감성을 좌우한다. 이 캐릭터가 잘 만들어질수록 곡에 진정성이 녹아들고 청자들이 느끼는 감정도 극대화된다. 작사가는 보통 가수의 그 자체나 곡의 분위기 등에서 캐릭터의 영감을 구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자신의 경험이다. 함경문 작사가와 민설 작사가도 그랬다. 개인적인 경험을 추억하며 가상의, 아니 현실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캐릭터를 주체로 만든 곡이 장혜리의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SG 워너비의 <죄와 벌> 이었다.

 

 

 언젠가 작사가 전간디의 인터뷰를 봤다.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가사를 쓰는 전간다. 당연히 작사가가 본업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본업이 따로 있는, 부업이 작사가인 전간디였다. <작사노트>를 읽으며 생각했다. 나 또한 전간디가 되고 싶다는 생각. 본업은 따로 있지만 부업으로 작사하며 사는 것. 작문을 위해 접한 작사지만 엉뚱하게 작사가의 꿈을 심어준 작사수업, 함경문 + 민설의 <작사노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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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7. 1. 17. 18:27

필독, 필사 : 고종석이 가려 뽑은 생각의 문장들

 

 

- 고종석

 

 

 작가 고종석과의 첫 만남은 문학비평집 <문학이라는 놀이>를 통해서였다. 비평이란 장르를 알았을 때 한창 관련 책만 읽었던 필자. 정말 닥치는 대로 읽었다. 비평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뭐든지. 지금은 그때의 기억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고종석의 책, <문학이라는 놀이>는 아직까지 뇌리에 박혀있다. 문학을 놀이로 접근한다는 시선이 좋았다. 고종석만의 통찰력도 꽤나 인상 깊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일보에 기고한 그의 글을 찾아보기도 했다. 한동안 필자를 매료시킨 달필, 고종석이었다. 오늘 서평할 책 <필독, 필사>는 고종석의 필력을 발톱 때만큼이라도 따라가고 싶은 필자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부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가 가려 뽑은 생각의 문장들이니까. 이를 필독, 필사 하면 필력향상을 곧잘 이뤄낼 수 있겠지. 부푼 기대감을 품고 책을 읽어 나갔다.

 

 

 <필독, 필사>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필사를 위한 책이었다. 왼쪽 페이지는 문장, 오른쪽 페이지는 필사하라고 그어진 줄들. 날로 먹는 거 아닌가라는 불순한 생각도 해봤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겨가며 직접 노트에 눌러써가며 공부를 하니 어느새 책 속에 빠져들었다.

 


 <필독, 필사>의 장점은 역시 깊이 있는 문장이다. 여러 문장들이 각자의 특색을 뽐내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문장의 다양성도 눈여겨볼만 하다. 고전 중심이지만 책의 장르는 가리지 않았다. 명작으로 불리는 소설서부터 각종 입문서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인문학, 필자에게 낯선 학문 자연과학까지. 따분했던 그간의 필사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지면상의 문제겠지만 감안해도 아쉬운 63개라는 문장의 양. 최소 80개 정도는 해줬으면 하는 안타까움. 고종석이 소개한 장문들도 아쉬웠다. 짧게는 한 줄, 길게는 세 줄로 이뤄진 단문들은 매력적이었다. 고종석의 능력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장문은 정반대였다. 굳이 이 문장을 책에 삽입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문장들이 보였다. 단지 책 소개만을 위한 문장 같았다.

 

 

 고종석은 말했다. 이 책의 문장들 가운데 단 열 개라도 외워 자기 몸의 일부로 삼는다면,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사뭇 달라질 것이라고. 솔직히 말하겠다. 아직 다섯 개도 못 외웠다. 단지 필사만 해봤을 뿐. 하지만 계속해서 읽을 것이다. 그리고 쓸 거다. 작가가 말한 가려 뽑은 문장들을. 필자의 필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아쉬운 점도 노출했지만 긴 호흡을 가지도 공부하기에 훌륭한 필사의 교과서, 고종석의 <필독, 필사>였다.

 


번외) 그나마 외운 명문 몇 개를 끄적여 보겠다.

 

 

3. 비스마르크 :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비스마르크는 정치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에서 이 말을 했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를 보고 이 말이 떠올랐다. 대통령 임기를 최대한으로 늘리려 갖은 정치적 술수를 쓰고 임기 연장에 대한 희망을 열어두는 그녀의 발표문. 그녀의 정치‘력’에 감탄했다. 역시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24. 오노레 드 발자크 : 마음은 강장제다. 그것은 사람을 살린다. 그리고 복수를 부추긴다.

그러나 동정심은 사람을 죽인다. 그것은 우리의 나약함을 더 나약하게 만든다.

 

흔히 동정심은 긍정적인 감정으로 여겨진다. 나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동정심은 일종의 우월감에서 파생되는 오만함이다. 우리 모두 동정심에서 벗어나자.

 

 

27. 엑토르 베를리오스 : 시간은 위대한 교사다. 그러나 그것은 제 생도들을 모두 죽여버린다.

 

실존적 문제. 시간은 분명 많은 가르침을 선사하는 위대한 교사다. 하지만 시간에 의존하다보면 이 세상에 우리는 없다.

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