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2017. 7. 27. 16:58

<군함도간략 리뷰

 

류승완 감독을 위한 변



 <군함도>는 총 비용 300억을 투자해 만든 영화입니다그리고 상업영화 이기도 하죠이런 영화에 이준익김기덕 類 의 다큐멘터리 성격을 영화의 주된 분위기로 이끌고 가면 어떨까요앞서 말한 상업에 철저히 위배되는 영화가 만들어 질 것입니다이 관점에서 보면 본인의 무기인 액션씬대중들에게 감정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러브라인 등이 이해될 수 있습니다그렇기에 이 영화를 장르적 측면에서 비판하는 건 본질에 어긋나지 않나 생각 드네요물론 <군함도>를 주관적으로 평가해보자면 그리 좋은 영화는 아닙니다지긋지긋한 버디무비’ 장르인 <베테랑>에서도 자신 만의 강점을 여과없이 드러낸 류승완 감독하지만 <군함도>에선 이 강점을 녹여내지 못했네요진부한 클리셰의 향연이었습니다솔직히 말해 <군함도>를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빼고 싶은 팬심 마저 드는 영화였죠하지만 본질을 잃은 비판이 많아 그를 위한 변을 써봅니다.

 

ps. 오늘 밤에 올라갈 원고를 요약해서 쓴 평입니다.

ps2. 솔직함을 핑계로 어그로.. 끌어 봤습니다원고 올라가면 얼마나 많은 피드백이 올지!

두렵네요 ㅎㅎㅎ..

Posted by AC_CliFe
Movie2016. 11. 24. 16:35

스플릿

 


- 최국희


 

 

 우생순, 국가대표 등등. 국내 스포츠 영화에서 흥행한 작품들이다. 필자는 이 영화들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지극히 평면적인 플롯 탓이었다. 스포츠라는 공통분모로 함께하는 선수들 - 훈련 - 시련 - 갈등 고조 - 갈등 해소 - 해피엔딩.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뻔한 스토리와 억지스러운 감동코드가 난무했다. 후속작들의 흥행 실패는 당연지사였다. <스플릿>도 비슷한 영화일거라 예상했다. 포스터에 쓰인 멘트, ‘인생의 스페어 핀을 처리할 단 한 번의 기회’. 누가 봐도 극 중 주인공이 마지막 스페어 핀을 처리하면서 해피엔딩에 이를 것만 같은 결말. 다른 영화를 봐야 하나 하며 포스터를 집어넣으려는 순간 단어 하나가 눈에 띠었다. ‘불법 볼링’. 불법! 자극적인 단어에 눈이 돌아가 결국 <스플릿>을 보기로 결심했다.

 

 

 과거 퍼펙트맨이라 불리며 국내 볼링계를 평정한 유지태(役 철종). 가짜 기름을 팔며 삶을 이어가던 그. 뒤에서는 이정현(役 희진)과 함께 불법볼링에 가담하여 볼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불법볼링은 스카치 형식으로 짝을 이뤄 치는 2vs2 볼링. 변변치 않은 짝을 만나 돈 잃는 생활을 반복하던 중, 볼링장에서 이다윗(役 영훈)을 만난다. 지적 장애를 가졌지만 볼링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치는 이다윗. 유지태와 이다윗이 볼링을 통해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스플릿>이다.

 

 

 이야기만 보면 진부한 장르영화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솔직히 말하면 전체적인 이야기도 기존의 스포츠 영화 흐름 그대로였다. 그렇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부분부분은 훌륭했다. 특히 이야기를 빚어가는 구성과 편집이 깔끔했다. 보통 영화들은 여러 갈등들이 따로 논다. 같이 어우르지 못하고 병렬적으로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이야기의 구성과 몽타주는 무너지게 된다. <스플릿>은 달랐다. 유지태와 정상화(役 두꺼비)의 대갈등을 비롯해 유지태와 이다윗의 소갈등, 이다윗과 어머니 간의 소갈등까지 하나로 잘 버무렸다. 짜임새 있는 구조 덕분에 이야기의 전개와 흐름은 유려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이를 뒷받침 하는 편집도 매끄러웠다. 최국희 감독은 사건의 원인을 전진배치하고 결과를 후반에 배치하는 시간차 편집을 애용했다. 이 편집을 사용함으로써 전반부에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중반부에는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후반부에는 궁금증을 해결시켜주는 효과를 거뒀다. 더불어 개연성의 맥을 정확히 짚어주는 역할까지 해냈다.

 

 

 <스플릿>은 영화 외적으로도 매력적인 영화였다. 스포츠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올까. 감동적인 스토리? 스포츠가 주는 짜릿함? 필자는 단연 화려한 스포츠 액션이라 생각한다. <스플릿>의 카메라 워킹은 이를 렌즈에 충실하게 담아냈다. 볼링공을 굴릴 때부터 핀이 넘어가는 순간, 볼링이 주는 찰나의 미학을 박진감 있게 표현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이다윗의 신들린 연기, 유지태 특유의 불량 연기는 기본이고 유일한 불안요소라 여겨진 이정현 또한 감독이 요구한 캐릭터를 기대 이상으로 선보였다.

 

 

 필자에게 장르영화, 특히 스포츠 영화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장르적 특성 상 스토리의 전개가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스플릿>도 마찬가지였다. 대략적인 전개방향은 예측 가능했다. 그러나 <스플릿>은 촘촘한 스토리 구성, 감각적인 편집, 그리고 보여지는 요소로 스포츠 영화에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필자가 가진 장르의 편견을 부셔준, 한계를 넘어선 멋진 영화 최국희 감독의 <스플릿>이었다.

 

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