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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28 세상에서 가장 낙천적인 재난영화 - <마션>
Movie2016. 8. 28. 19:05

마션


- 리들리 스캇

 

 

 2013년 작 그레비티를 봤다. 굉장했다. 대단했다. 그 어떤 말로도 평가할 수 없는 영화였다.

2014년 작 인터스텔라를 봤다. 실망했다. 공상과학과 어설픈 가족애의 결합이었다. 그 후 2015년, 또 다른 공상과학영화가 나왔다. 할리우드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 ‘맷 데이먼’이 주연으로 나선 ‘마션’ 이었다.

 


 혹자들은 마션을 보고 이렇게 정의한다. ‘화성판 캐스트 어웨이’ 캐스트 어웨이는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럼 마션은 화성에서 마크 위트니 (맷 데이먼 극중 이름) 가 화성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일까? 맞는 말 이긴 하다. 수백일 동안 화성에서 혼자 살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션이 ‘화성판 캐스트 어웨이’ 라는 말로 대표 할 수 있다고 단언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마션을 어떻게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필자는 마션을 ‘낙천성과 과학이 빚어낸 최고의 인류애’ 라고 정의하고 싶다. 낙천성과 과학? 인류애? 안 어울리는 세 단어의 조합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션은 이 세 단어를 절묘하게 조합해냈다.

 


 마션은 ‘낙천적’이다. 화성에서 고립되어 살아가는, 꽤나 끔찍한 이야기인데 낙천적이라고? 그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아이러니이자 묘미가 아닐까 싶다. 우선 주인공 마크 위트니를 살펴보자. 마크 위트니를 보면 과연 이 사람이 화성이라는 광활한 세계에 혼자 있는 것이 맞는 것일까 싶다. 미지의 행성에 혼자 있는 상황인데 굉장히 침착하다. 자신의 최악의 상황을 절대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실례로, 화성에서 감자를 심고, 패스파인더를 찾아내고 등등, 낙천적인 성격이 아니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낸다. 마션에서의 ‘낙천적’은 마크 위트니의 성격 뿐 만이 아니다. BGM(Back Ground Music) 또한 낙천적이다. 8090년대 음악, 그것도 ‘디스코’를 빵빵 틀어준다. 화성이라는 공간에서 가장 신나는 음악 장르 중 하나인 디스코라니. 공상과학, 그것도 재난영화를 보면서 어깨를 들썩거릴 줄은 상상 할 수 없었다.

 


 마션은 ‘과학’이다. 필자는 인터스텔라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문과다. 과학에 문외한이다. 당연히 마션에 나오는 모든 과학적 용어나 과학 이론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구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마크 위트니 구출을 위해 과학을 도입하고, 과학으로 해결하고, 과학으로 하나 되는 모습은 필자에게 인상 깊게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마션은 ‘인류애’다. ‘인류애’가 마션이 우리에게 전하고픈 핵심적인 단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영화를 뒤집어 생각해보겠다. 마션은 재난 영화다. 죽은 사람들이 여럿 발생하는 장르다. 또한 배신이나, 강도, 살인 등 비 인간적 행위들이 많이 발생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션은 달랐다. 죽은 사람들이 한 명도 없을뿐더러 비인간적 행위도 나타나지 않았다.

 


 마션은 공상과학 영화다. 공상과학 영화는 말 그대로 과학이 중점이 된다. 그렇기에 당연히 과학을 현실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장애물이 등장한다. 이 또한 마션은 달랐다. 물론 중반에 보급선 발사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류애’ 구현이라는 전 세계의 목표 아래에서 장애물은 진정한 장애물이 아니었다. 중국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과학을 구현하는데 드는 비용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션을 인류애의 영화라 생각한 결정적 장면이 있었다. 다수의 미니멈한 고통이냐 소수의 맥시멈한 고통이냐. 즉 마크 위트니를 구하러 갈 것인가 아닐 것 인가 하는 문제였다. 무엇이 더 좋다 말할 수 없는 윤리적 문제다. 마크 위트니를 의도치 않게 버리고 떠난 우주사들은 이것을 문제라고 여기지 않았다. 당연히 그들은 만장일치로 마크 위트니를 구하러 화성으로 떠났다. 그리고 지구에 있는 관계자들 또한 이들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지지했다. 발전해서, 마크 위트니를 구하는 과정을 전 세계 생중계롤 보도하여 인류애를 최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이 장면이 리들리 스캇이 의도한,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궁극적으로 말하고 픈 인류애가 아닐 까 싶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마션은 아이러니한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고, 더 환상적이다. 공상과학 영화, 재난 영화의 프레임을 깨버리고 새로운 주제, 장르를 제시했다. 그 결과 또한 성공적이었다. 이번 리뷰는 여럿 영화적 기술이나, 연기력, 캐스팅 등은 평가하지 않았다. 영화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주제, 플롯 등에만 초점을 뒀다. 그만큼 마션이 필자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렬했기 때문이다.

 


 군대에 있다 보니 사회에 있을 때 보다 영화를 늦게 접하게 된다. 그래서 타인의 생각을 훑어볼 수 있는 기회도 생기게 됐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보니 마션은 극과 극의 평가였다. 좋은 평가를 주지 않는 사람들의 논지는 다음과 같다.


‘화성판 캐스트 어웨이, 하지만 절박감과 감정이 다소 아쉽다.’

 

 하지만 ‘화성판 캐스트 어웨이’가 아닌 ‘낙천성과 과학이 빚어낸 인류애’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 영화를 접하면 마션은 좀 더 다르게 보일 것 이다. 

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