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삼성 열정기자단 면접 후기
~~ 긴 글 입니다.
~~ 불합격자의 후기입니다.
~~ 지극히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제 글을 처음 읽으시는 분들은 불편하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 그래도 훗날 영삼성 면접 보실 분들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서류전형
영삼성? 대학생 대외활동 탑 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한 선배의 추천으로 이번 전형에 지원하게 됐다. 이제부터 정말 솔직하게 써보겠다. 독자분들이 보기에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사실이니까. 서류는 붙을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서류전형 문항을 봤는데 기본 자기 소개랑 간단한 기획안 쓰는 게 있었다. 그런데 정말 ‘간단’했다. 다음 문항은 경력 소개랑 자신이 만든 콘텐츠 url 올리는 것. 직감적으로 느꼈다. 딱 봐도 경력으로 뽑겠구나. 아무리 몇 천명이 지원한다는 영삼성이어도 내 스펙이 대학생 대상의 활동에선 지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인턴기자 + 팟캐스트 + 외부평론가. 이 세 개의 스펙만 믿고 덤볐다. 예상은 적중. 30분 만에 쓴 자소서로 서류전형을 붙었다. (붙은 후 은근 기뻐했다는 건 함정.)
2. 면접준비
사실 나는 프로 면접 불참러다. 서류불패를 믿고 일단 지원한다. 그 후에 해당 활동에 대해 공부한다. 나와 맞지 않는 활동이면 사정이 있어 면접에 불참한다고 알리는 편이다. 이에 따르면 이번 영삼성 열정기자단 면접에도 불참을 했어야 했다. 우선 면접일자가 나랑 안 맞았다. 하필 1박2일 출장 취재에서 돌아오는 날 면접이었다. 출장지에서 면접장소인 강남역 까지 가기에는 시간 자체가 촉박했다. 영삼성 열정기자단의 활동 자체도 나랑 어울리지 않았다. 내 스타일 자체가 정적이라고 하면 영삼성은 동적이었다. 전문적 느낌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영'한 느낌을 강조했다. 작성해야 하는 기사량도 많았고 점수제로 진행된다는 걸 알았다. 아무리 지금의 내가 기사 쓰는 스킬이나 노하우 등이 늘었어도 이거 까지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섰다. 2학기엔 학업 일정도 빡세고 지금 하고 있는 활동들에 스포츠마케터 일도 겸업할 것 같아서 프로 면접 불참러의 모습을 또 보여주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왜 갔냐고? 면접비 대신 주는 사은품들이 좋았다 ㅋㅋㅋㅋㅋㅋㅋ. 영화권 2장. 그렇다. 어차피 영화평론 쓰면서 원고료 받아야 하는데 영화표를 준다니 뭐. 그깟 내 몸 버리는 건 일도 아니었다.
3. 면접전형
늦을 뻔했다. 진짜 허겁지겁 달려서 면접장에 도착했다. 그냥 개판 그 자체였다. 같은 조 면접자 분들이 조 구호를 짜고 있었다. 아 진짜 하기 싫었다. 일단 내가 이런 걸 못한다. 채널 A 지원할 때 영상클립 찍어서 보내는 느낌. 그래. 채널 A는 공채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거는 대외활동인데. 그래도 별 수 없이 했다. 애초에 지원자는 ‘을’의 위치니까. 그리고 면접자 분들을 쓱 한번 봤는데 다들 존잘, 존예였다 ㅎㅎㅎㅎㅎ. 뭔가 세련된 느낌이랄까? 나랑은 정반대였다 ㅠㅠㅠ 안 그래도 전날 출장에서 나 혼자 일을 처리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해서 지치고 힘든 상태였는데.. 시간도 없어서 면접을 위한 스타일링이나 그런 것도 안 받고 온 상태였는데.. 그래도 영화권 두 장을 생각하며 철판 깔고 면접에 임했다.
20분 동안 연습한 팀 구호를 한 뒤 본격적인 면접에 들어갔다. 면접관은 4분. 그런데 도중 한 분이 전화를 받으며 나갔다. 3분이서 진행했다. 그 아저씨가 리더격으로 보였는데 뭐. 살짝 불쾌하긴 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나는 ‘을’이니 애써 밝은 표정을 유지해봤다. 하여튼 첫 번째는 1분 PR. 나부터였다. 가볍게 절었다. '쇼미더머니'였으면 바로 불구덩이 행이었다. 면접관들의 시선도 그닥 좋지 않았다. 아무리 떨어져도 노상관인 면접이지만 떨리긴 했나보다. 망할. 첫인상부터 망했기에 그 다음엔 관전모드로 돌입했다. 사실 대충 알고 있었다. 영삼성 열정기자단 서류합격자들의 대단한 스펙을. 이 활동을 했던 선배한테 물어보니까 다들 스펙이 쩌는 사람들이니까 꿀리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꿀렸다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스펙은 뒤쳐지지 않는 편인데 이건 뭐 스펙의 그릇이랄까? 그 차이가 넘사벽 이었다. 다들 학벌도 좋고 외국에서 공부하고 영어도 잘하고 ㅎㅎㅎㅎㅎㅎ. 순간 내 머리 위로 남은 학자금 대출 고지서가 떠올랐다. 이번 학기 성적 장학금 받았는데도 남아있는 대출금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면접 시작한 지 10분 만에 알았다. 난 떨어졌구나. 이후로는 개인질문. 나 또한 개인 질문을 좀 받기는 했다. 내가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한 것 이었다. 어떤 기사가 호응이 좋았는지. 팟캐스트 차별화 어떻게 했는지. 왜 제 2외국어를 복전으로 했는지. 그냥 막 대답했다. 애초에 순발력이 좋은 편도 아니고 서류는 불패지만 면접은 대부분 필패를 자랑하는 나이기에 정말 막 대답했다. 어그로는 좀 끌었다. 끌 의도는 없었지만 막 대답하다보니 비속어 비슷한 것도 나오고 뭐. 그리고 떨어졌다고 확신한 순간. 10명이서 60분 동안 보는 면접이다 보니 지루해 죽는다. 다른 면접자 분들이 말할 때는 경청하는 척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순간 내 시선이 흐트러질 때가 있다. 그때 한 면접관의 체크리스트를 ‘우연히?’ 보게 됐다. 내 이름엔 별 표시가 없었다. 아 광탈이네 ㅎㅎㅎ. 어쨌든 이렇게 길고 긴 면접이 끝나고 애초의 목표였던 영화표 2장을 수령한 뒤 삼성 서초 사옥을 나왔다.
4. 느낀점
느낀점.. 앞에서 다 말했으므로 짧게 말하겠다. 세상에는 끼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그리고 엄청난 스펙의 사람들도 많구나. 잘생기고 예쁘고 똑똑한 사람들도 많구나. 금수저들도 많구나. 역시 대외활동 탑인만큼 내가 들어설 자리는 없구나 뭐 이정도? 아무튼 지금껏 겪은 수많은 대외활동 및 인텁 면접에서 본 사람들 중에선 가장 잘나고 멋진 사람들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면접은 나에게 열등감이란 기폭제를 심어줌으로서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줬다.
5. 약간의 팁?
주관적으로 느낀 거라 + 불합격자가 느낀 거라 신뢰도 제로의 팁이지만 보실 분들은 보세요. 기자로서 완성된 사람보다는 대학생으로서의 풋풋함을 더욱 보는 것 같았어요. 음.. 그리고 장기자랑 같은 거 준비해 가세요. ㅎㅎ 아무래도 그런 게 자신의 끼를 어필할 수 있을 무기니까요. 그리고 면접 준비 정말 치밀하게 해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1분 PR에서 강렬하게 인상을 남길만한 게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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