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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6. 9. 11. 18:59

김이나의 작사법


- 김이나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필자는 대중예술과 독립예술 사이 그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었다. 필자가 지향해야할 곳은 당연히 대중예술이다. 글을 쓸 때에는 사람들이 많이 보는 글을 써서 그들로부터 많은 트래픽을 유발시키고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연출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상업적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안방에 안착시켜 시청률을 높이고, 광고주들을 유혹해야 한다. 이러한 점은 필자의 글을 받아주는 모 매체 편집장이나, 필자와 함께 일 했던 모 지상파 PD가 항상 하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다.

 


 이 생각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즈음에 군대에 입대했다. 구체적으로는 공군. 흔히 알려진 대로 공군에는 소위 ‘배운 사람들’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많았고, 자기개발 할 시간이 풍족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와 비슷한 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 얘기를 해보면서 ‘예술’에 대한 욕망도 피어나기 시작했다. 자기개발 시간 때 예술분야의 책을 많이 접한 것도 이러한 욕망의 탄생에 기여를 했다.

 


 맞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대중예술을 지향해야할 필자가 순수예술에 큰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조금은 위험한 일이다. 마이너 성향이 강한 순수예술로 대중들이 접할 드라마를 만든다? 요즘 같은 시대면 바로 회사에서 잘릴 수 있다. 이유는 다들 알다시피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를 매혹한 순수예술만의 매력이 있었다. 바로 ‘독창성’ 이었다.

 


 대중예술은 거의 똑같다. 드라마를 보면, 지상파 3사의 대부분 드라마가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간다. 시청자 대부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대중음악을 들으면, 음악의 코드 및 진행이 너무나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 오죽하면 인기 있는 코드라 일컬어지는 ‘머니코드’라는 것도 생겨났을까. 영화나 다른 대중예술도 마찬가지다. 이런 대중예술은 매체를 통해 접하는 대중들도 그것들의 동일성을 감지 할 텐데, 대중예술을 필드에서 접하는 필자는 어떠했겠는가?

 


 그 때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김이나의 작사법>. 사실 이 책은 출간되었을 때, 선물 받은 책이었다. 하지만 김이나 작사가와 조금의 안면이 있었던 필자였기에 특별한 얘기가 없을 것이라 간주하고 1년 여 간 묵혀두었던 책이었다.

 


 이 책은 <김이나의 작사법>이라는 제목과 달리 작사법에 관한 내용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굳이 비율로 따지자면 작사법 10, 음악시장의 모습 30, 작사 에피소드 60 정도 됐다. 작사가를 꿈꾸는 이가 이 책을 읽기 원한다면, 그다지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책 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대중예술이냐 순수예술이냐, 그 사이에서 갈등 중이었던 필자에게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해주었다. 김이나는 이 책의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업(대중)작사가에게 ‘좋은 가사’란, 그 자체로 좋은 글 보다는 ‘잘 팔리는 가사’다.”


 

 김이나 또한 편집장이나 PD와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철저하고 투철한 상업 마인드.

하지만 에일리의 <저녁하늘>이나 옥주현의 <아빠배게>를 작사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마이너 요소를 쓰는 등 대중예술에서 벗어난 길을 택하기도 했다. 기본은 대중예술, 곳곳에 순수예술을 추구하는 ‘성공’한 작사가 김이나였다.

 


 아.. 모르겠다.. 뭐.. 필자가 지금 이런 것을 고민해봤자 괜히 머리만 아프고, 현실은 군인인데 PD도 아닌데 괜히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무의미 하다는 느낌도 들고.. 그래서 허무하기도 하고.. 그래도 뭐.. 필자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숙고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상 김이나의 <김이나의 작사법>이었다.

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