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2016. 8. 26. 12:41

1984


조지 오웰(소설가) 저


 

 과거, 독서토론 동아리에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다뤘던 적이 있다. 기술적 디스토피아 소설 중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가장 정확하게 짚어냈다는 평을 받았었다. 이 과정에서 조지 오웰의 <1984>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었다. 1984 또한 기술적 디스토피아를 묘사하는 문학이지만, ‘멋진 신세계’에 비해선 전체적으로 뒤떨어진다는게 필자를 제외한 동아리원들의 평이었다. 필자는 그 당시 <1984>를 읽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

 


 몇 년 후, 자대에서 한창 싸지방을 즐기고 있을 때, 1984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순간을 목격했다. 음? 왜? 뭐지? 호기심에 이끌려 필자 또한 1984를 검색해 봤다. 다시 한 번 이 책이 주목받기 시작 한 것이다. 마침 자대 도서관에도 이 책이 있었다. 개론서만 읽어서 머리에 여유가 없는 요즘이기도 해서, ‘동물농장’ 이후 오랜만에 조지오웰과 함께 하기로 했다.

 


 <1984>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1984>의 주제, 전체주의의 폐해를 잔인하게 드러낸 현실적 측면이다.

 


 <1984>에서 당이 대중들의 세뇌를 위해 사용하는 방식은 ‘거짓의 내면화’이다. ‘빅 브라더’라는 허구의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마이크로폰 등으로 당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 및 통제한다. 독제 체제의 기민한 유지와 권력의 극대화를 위한 방안이다. 나아가 당은 새로운 언어 편찬 사업, ‘신어’를 개편하면서, 즉 언어를 최대한으로 단순화시켜 대중들의 사유를 단순화시키기 까지 한다. 오로지 당에 대한 충성만 하라는 것 이다. 결국 대부분의 대중들은 ‘모순된 것을 알면서도 현실에선 임할 수 밖에 없는’ 이중사고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오세아니아의 상황.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맞다. 1950년 대, 세계를 지배했던 ‘전체주의’와 비슷하다. 특히 무솔리니의 파시즘, 히틀러의 나치즘, 스탈린의 스탈린주의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조지 오웰은 당시의 전체주의의 잔혹함과 잔학함을 기술적 디스토피아라는 수단을 통해 경고한 것이다. 인류의 미래를 예견하는 그만의 통찰력과 예리함이 돋보인 <1984>였다.

 


 이 뿐만 아니라 <1984>에선 전체주의에 맞서는 조지 오웰의 대안도 살짝 엿 볼 수 있었다. <1984>의 주인공, 윈스턴은 전체주의를 표방하는 당, 그리고 ‘빅 브라더’에 맞서 마르크스주의적 생각을 갖게 됐다.

 


‘무산계급(노동자)의 힘으로 개혁을!’

 


 실제로 조지 오웰은 스탈린주의의 현실을 경험하고 다음과 같은 말을 하기도 했다.

 


“1936년 이후 (나의)모든 진지한 저작은 모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 사회주의를 지지한다.”

 


 두 번째는 소설을 이끌어가는 <1984>의 문학적 측면이다. 사실 필자는 눈에 보이는 <1984>의 주제보다 더 인상깊었던 것이 이 문학적 측면이다. <1984>의 줄거리 구조는 꽤나 단순하다. ‘지배적인 체제에 저항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하지만 조지 오웰은 주인공 윈스턴의 심경변화, 구체적으로는 그의 사상의 변화를 정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특히나 혼자의 힘으로 어떻게든 다르게 생각해내려는 윈스턴의 처절함을 너무나도, 압도적으로, 말그대로 처절하게 잘 그려냈다.

 


 ‘울창한 밤나무 아래, 나 그대를 팔고, 그대 나를 팔았네.’

 


 이 노래의 가사에 정확히 들어 맞는 윈스턴과 줄리아의 재회도 윈스턴만의 처절함의 잔혹한 대가를 보여주기에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필자는 <1984>의 배경이 우리 현실에 들어닥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에게는 ‘자율성’이라는 무시못할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멋진 신세계’의 배경이 필자에게는 더욱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하지만 문학성 그 차제만 보자면 <1984>가 더 감명깊었다.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 속에 담긴 슬픔과 회한, 그리고 처절함을 극한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상 조지 오웰의 사회주의적 사상과 그의 필력을 엿 볼수 있었던 조지 오웰의 <1984>였다.

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