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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02 위기에 빠진 한국문학을 위한 한 걸음 - <쓺 : 문학의 이름으로>
Book2016. 10. 2. 19:42

<쓺 : 문학의 이름으로>


 

- 문학실험실

 

 

 문학에는 모순적인 매력이 있다. 현실을 토대로 만든 것이 문학이다. 하지만 현실과는 또 다른 층위의 무언가를 보여주는 게 문학이다. 그래서 문학을 사랑했다. 문학에는 순수한 매력도 있다. 그저 작가의 상상력에만 기대어 창작되는 것이 문학이다. 그래서 문학을 사랑했다. 그러나 문학에 대한 사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사건이 있었다.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사건이었다.

 


 필자는 신경숙이 표절했다는 그 사실 자체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았다. 창작자라면 누구나, 과거 본인이 접했던 작품을 무의식적으로 흘려 쓰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라 여겼다. 그렇기에 문학에 대한 필자의 사랑도 견고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표절사건 이후의 사태를 보고 필자는 문학에게 좌절했다.

 

 

 신경숙은 솔직하지 못했다. 각종 변명과 모르쇠로 일관했다. 비단 신경숙 뿐만이 아니었다. 이 사건에 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출판사 또한 침묵을 지켰다. 문학에 종사하는 작가들도 그 어떤 의견을 개진하지 않았다.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했다. 하지만 그 침묵도 오래가지 못했다. 순수함으로 대변되는 문학에서도 모종의 권력이 작용하고 있었다. 작가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종의 자본들과 결탁했다. 일명 문학자본이다. 그 과정에서 문학 권력을 창조했다. 문단 권력을 창조했다. 우리를 위한 문학이 아닌 그들을 위한 문학이 됐다. 필자는 문학에게 좌절했다.

 

 

 필자는 어리석었다. 문학의 異常(이상)을 감지하지 못한 필자의 불찰이었다. 이미 문학은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문학에선 과거의 순수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자극적인 활자가 난립했다. 변혁을 두려워하는 퇴행적 행보를 보였다. 문학상업주의에 굴복한 모습이었다. 필자는 또 한 번 문학에게 좌절했다.

 

 

 그 때 ‘문학실험실’이란 단체를 알게 됐다. 그들이 제작하는 문학전문지 <쓺 : 문학의 이름으로>를 읽게 됐다. 그저 좋았다. 기존 문학이 저지를 과오를 성찰하고 한국 문학의 존재이유를 추구해나간다는 그들의 자세가 그저 좋았다. 결심했다. 필자도 그들의 행보에 관심을 주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정기 후원을 하기로. 그럼으로써 미약하게나마 태동하는 한국 문학의 본질을 믿어보기로. 다시 한 번 우리의 문학, 한국 문학을 사랑하기로.

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