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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28 <1987> 간략 후기
  2. 2016.09.22 한국형 오컬트 영화 - <검은 사제들>
Movie2017. 12. 28. 16:03
<1987> 간략 후기

몇 달 전에 <덩케르크>를 올해 최고의 영화로 뽑았었는데 수정해야 할 것 같네요..

이성적 최고의 영화는 덩케르크.
감성적 최고의 영화는 1987.

감히 평론할 수가 없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기고 때문에 써야 하긴 하겠죠.

못 보신 분들은 

시간 내서라도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Posted by AC_CliFe
Movie2016. 9. 22. 19:14

 검은 사제들

 

- 장제현

 

 ‘오컬트’ 장르의 영화는 개봉할 때 마다 항상 화젯거리였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 초자연적 현상 주술. 듣기만 해도 섬뜩한 악마라는 존재. 그리고 언제나 논쟁의 중심이 되는 종교까지. 사람들의 흥미를 돋울만한 다양한 소재들이 빚어낸 영화가 오컬트 영화다. 해외에서는 <엑소시스트>를 비롯해 <콘스탄틴> 등 여러 영화들이 오컬트 장르를 표방해 흥행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오컬트 장르의 영화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보수적인 분위기 탓일까? 어디서 본 듯한 스토리와 장르가 판치는 국내 영화계에 실망할 무렵, 오컬트 장르를, 그것도 어설프게 끼워 맞춘 장르가 아닌 眞(진) 오컬트 영화 <검은 사제들>이 크랭크 인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컬트라는 독특한 장르에 어떤 식으로 한국 영화만의 특성을 담아낼까. 자연스레 기대감을 품게 됐다.

 


 <검은 사제들>의 스토리 전체의 얼개는 기존 오컬트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악마에 빙의된 소녀를 구하기 위해 악령과 싸움을 벌이는 구마사들. 즉 악령과 구마사 사이의 갈등이다. 이 갈등을 축으로 전개되는 스토리의 흐름은 무난했다. 장제현 감독의 첫 장편영화라고 하기엔 놀라울 정도로 탄탄한 구성도 눈에 띠었다. 특히 강동원의 트라우마, 그리고 ‘신발’이라는 소재의 기독교적 활용은 영화에 대한 감독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스토리의 디테일함에 있어서는 여럿 아쉬운 점을 드러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캐릭터들의 형상화였다. <검은 사제들>은 사건 해결을 위해 합심하는 베테랑 사제 (김윤석)와 초짜 사제 (강동원)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일종의 버디무비적 요소를 채택했다. 그간 국내영화에서 수도 없이 차용한 이 요소를 굳이 꺼내서 내세울 필요가 있었을까.

 


캐릭터들의 배경 설정도 디테일의 부재를 드러냈다.


 

 우선 김윤석. 김윤석이 십자장미회에 들어가 구마일에 전념하게 된 이유, 악마를 뒤집어쓴 박소담과의 관계, 김윤석이 구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설명되지 않았다.

 


 강동원. 강동원은 왜 선뜻 구마의 보조사제로 참여했을까? 교황을 위한 합창에 불참하기 위해? 조금은 궁금하긴 하다는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구마의식에 참여하게 된 강동원의 동기 또한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했다.

 


 이 문제는 비단 사제들한테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12형상 중 하나인 마르베스가 한국에 정착하게 됐는지, 악마가 왜 여자인 박소담 몸에 불시착 하게 됐는지. 악마의 배경도 상세히 풀어내지 못했다.

 


 결국 사제와 악마간의 갈등은 극대화 되지 못했고, 갈등의 위력 또한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그밖에 강동원이라는 캐릭터를 극에 유머라는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캐릭터로 사용하기 보다는 더 우울한 캐릭터로 사용해 오컬트적 영화의 기묘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최대화 했으면 어땠을지, 오컬트 장르에 한국적 특수성을 가미했으면 어땠을지 등의 아쉬움이 남았다.

 


<검은 사제들>은 전반적으로 신선했다. 장제현 감독은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오컬트장르를 활용해 우려와 달리 무난한 연출을 선보였다. 하지만 신선함 내에서도 진부함은 존재했다. 숱하게 접한 버디무비적 요소, 대중성을 의식한 강동원이라는 캐릭터의 활용. 신선함 속 진부함 이었다. 그래도 장제현 감독을 앞으로 주목해야 할 이유. 서두에도 밝혔다시피 장제현 감독의 첫 장편영화가 이 <검은 사제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기에 더 기대되는 장제현 감독의, 眞 오컬트 영화 <검은 사제들>이었다.

 


ps. 오컬트 영화의 묘미는 단연 몰입감이다. <검은 사제들> 또한 몰입감이 엄청났다. 하지만 스토리나 여타 장치들로 인해 나타나는 몰입감이 아닌 오롯이 박소담이라고 하는 배우의 연기로만 만들어진 몰입감이었다. 분명 박소담의 천재성은 극찬 받을 만 하지만. 배우에 기댄 영화라는 한계점을 드러냈다.

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