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Culture Life2017. 10. 14. 22:46

주저리주저리 - 배설


1. 
 고마움. 요즘 ㅈㄴ 힘들다. 2학기 시작 전, 객기부리며 22학점을 신청했는데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만 다니면 괜찮겠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곳곳에서 내 글을 원한다. 솔직히 기분 째진다. 타인의 인정을 먹고 사는 관종이라 그런 듯. 하지만 그만큼 힘들었다. 요청한 사람들의 기대에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에 휩싸여 머리 터지는 줄. 고맙게도 주변 사람들은 멋지다고 이야기해준다. 제가 더 고마워요. 그 한 마디가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만 같은 저를 붙잡아 주네요.


2. 
 놀기. 오늘 주말출근을 했다. 내일도 출근한다. 모레는 중간고사다. 이번 시험도 망할 듯. 육체적으로 힘든 건 상관없다. 그런데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더구나 최근에 멘붕을 일으킨 사건이 있어서 더더욱. 전에도 쓴 적 있지만 그냥 다 때려치고 술퍼마시며, 노래 부르며, 춤추며 놀고 싶다.


3. 
 악플. 지난 달 미친 듯이 글 썼다. 거진 모든 기고 요청은 다 받은 듯? 앞서 말했듯이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서 그걸 잊어보려고 일에만 열중한 듯 싶다. 그러다가 요즘 핫 이슈인 ‘페미니즘’ 글을 쓴 적이 있다. 페미니즘 이슈는 솔직히 말해서 양비론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의 페미니즘과 젠더의식은 성과 무관하게 양쪽에 잘못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런데 내 글 중 파편만을 보고 나를 물어뜯는 악플을 더럽게 많이 받았다. 편집장은 말했다. ‘괜찮아요. 무플보단 낫죠. 그리고 희찬씨 글이 나름 어필이 됐다는 의미기도 하잖아요.’ 나도 무플보단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상은 아니었다. 너무 고달팠다. 악플을 일상처럼 받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악플 견디는 법을. 답은 없다고 했다. 그냥 보지 말란다. 그렇지만 난 관종이라 다 보게 된다. 망할.


4.
 죽음. 요 몇 달 사이에 장례식을 정말 많이 갔다 왔다. 모든 장례식은 필연적으로 슬프다. 그 중 가장 슬펐던 장례식. 나랑 친한 누나가 죽은 것. 같이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누나였다. 함께 스터디를 하고 난 후 마시는 소주 한 잔은 일주일의 유일한 낙이었다. 그런 누나가 죽었다. 사인은 급성 심장마비. 스물일곱이란 나이에 그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뜰 줄이야. 정말 펑펑 울었다. 이 슬픔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다.


5.

 정말 배설하다보니 똥같이 우울한 내용 투성이네. 행복했던 얘기를 해보자면. 음.. 좋은 사람들이랑 술 마실 때, 원고료 입금될 때. 그리고 최근에 신불자 벗어난 것? 다시 신불자가 되겠지만 뭐. 쓰고보니 다 돈이랑 연관되네. 에휴. 얼른 중간고사 끝나고 사람들과 술이나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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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