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테이션 게임
- 모튼 틸덤
천의 얼굴, 환상의 연기력을 지닌 베네딕트.
내 마음 속 최고의 여배우 키이라.
영화의 스토리는 2차 세계대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앨런 튜링’의 이야기.
망하고 싶어도 망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앨런 튜링의 이야기는 작년에 한 교양 수업을 통해 들었다. 2시간 수업인데 1시간을 이 얘기에 쏟았다.처음에는 교수 욕했다. 뭐 하는거야. 내 등록금. 그러나 이야기를 듣고 흥미가 생겨 조사를 더 해보니 소름끼쳤다. 이런 기묘한 스토리가 있다니. 앨런 튜링은 기승전결 모두가 완벽한 스토리를 지닌 인간이었다. 조만간 영화화 될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감독들이 이 인물의 스토리를 놓칠 리가 있나. 아니나 다를까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접했고 하루빨리 개봉하기를 기다렸다.
우선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구성. 보통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는 서사적 구성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삽화적 구성을 따랐다. 앨런 튜링의 학창시절을 서사 진행 중간중간 삽입했다. 모튼 틸덤이 정말 현명한 감독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구성은 관객들이 스토리 이해에 큰 도움을 주었다. 몰입감까지 주었다. 만약 앨런 튜링의 학창시절부터 그의 죽음까지 시간의 흐름대로 영화를 구성했다면 망했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의 분위기. 담백했다. 동성애자라는 앨런 튜링의 성향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고 거부감 없이,누구나 앨런 튜링에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분위기가 관중들의 호평을 이끌어 낸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분위기 조성은 베네딕트의 연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좀 더 영화의 스토리로 들어가면 단연 돋보이는 것은 퍼즐을 풀어나가는 것. 영화는 독일의 에니그마 퍼즐을 풀어나는 것을 축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축이다. 이면적인 축은 앨런 튜링 그 자신의 퍼즐을 푸는 것이었다. 앨런 튜링은 에니그마 퍼즐을 풀기 위해 그 자신의 퍼즐을 풀어야 했다. 앨런 튜링은 압도적인 천재였다. 그로 인해 주변인들의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았다. 앨런 튜링은 당연히 이기적 인간이 되었다. 이기적인 앨런 튜링 믿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자신만의 퍼즐에 갇혔다. 하지만 에니그마 퍼즐을 해독하는 데 있어서 조안을 만났다. 휴를 만났다. 그 외 다른 암호 해독팀을 만났다. 이들에게서 인생 그 자체를 만난 것이다. 자신밖에 모르던 앨런 튜링은 에니그마 퍼즐을 해독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 퍼즐을 풀었다.
퍼즐을 풀기 위해 선행된 자신의 퍼즐을 풀어야 한다는 스토리. 정말 좋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영화는 최고와 최고가 함께한 영화다. 하지만 최고에도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다. 앨런 튜링에 대한 지나친 신화화였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마지막 자막까지 그를 신화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신화화 하는 것은 좋다. 앨런 튜링의 업적은 인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했다. 과유불급.. 이랄까? 조금 더 공격적으로, 객관적으로 앨런 튜링을 평가해 봤으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그리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도 여러 곳 있었다. 예를 들면 앨런 튜링과 군인인 형을 잃은 팀원 간의 갈등이 맥없이 끝났다는 것? (그 팀원 이름이 생각나지 않네요... ㅠ) 또 아쉬웠던 것은 포스터.. 포스터가 더 멋있었으면.....
결론은 베네틱트와 앨런 튜링의 환상적 하모니. 그리고 키이라는 언제 봐도 예쁘다. 최근에 임신한 사진 봤는데 그것마저 매력적이었다.
ps. 예전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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