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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29 돈이 만들어내는 삶이라는 극 - <벌어야 사는 사람들>
Book2016. 10. 29. 18:38

벌어야 사는 사람들

 


- 정현영


 

 <벌어야 사는 사람들>. 30·40대 13인이 말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돈 이야기. 지금껏 접한 책 중 가장 자극적이고 적나라한 소개 글이었다. 알 수 없는 끌림이 생겼다. 책을 보는 순간 결재 버튼을 눌렀다.

 

 

 필자에게 돈은 무슨 의미일까. 보통 사람들이 그렇듯 돈은 삶의 수단이고 목표였다. 그들과 차이가 있다면 그 정도가 심한.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야구 명문으로 유명한 학교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당연 진학을 했다. 하지만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부상을 안고 있었으나 이미 재활은 거의 끝난 상태. 아버지가 나섰다. 감독과 면담을 했다. 우리 아들 왜 경기에 출전시켜주지 않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황당했다. 돈을 달라고. 돈을 줘야 출전시켜 주겠다고. 이 사건을 알게 된 후 필자는 야구를 관둔다 했다. 우리 집안은 이미 필자로 인해 감당하기 힘든 빚을 진 상태였다. 더 이상 피해주기 싫었다. 결국 일반고로 전학을 갔다.

 


 이 일은 돈에 대한 갈증을 증가시킨 계기가 됐다. 그 후로 맹목적으로 돈을 좇기 시작했다. 돈을 위해 어린 나이에 방송국에 들어갔다. 과외도 병행했다. 학비충당을 위해 퇴근 후 밤샘공부를 하며 장학금까지 탔다.

 

 

 <벌어야 사는 사람들>에선 다양한 직종·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소개했다. 제약회사의 월급쟁이나 소방관, 항공기 정비사부터 애널리스트, 각 회사 CEO, 금융업 종사자까지. 각기 다른 인생을 산 만큼 돈에 대한 태도로 다를 것이라 여겼지만 아니었다. 돈의 중요성에 대해선 뜻을 같이 했으나 돈의 관점에선 의견을 달리했다. 돈이란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를 꿈꾸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도 20대에는 필자와 같았다. 돈 버는 방법만 상이했을 뿐 맹목적으로 돈을 좇았다. 그러나 여유가 생기니 지난날을 돌아보며 돈에 대한 관점을 바꿨다. 이젠 자유를 찾고 싶다고. 돈 만을 위해 살아왔던 인생을 반추하며 내린 결론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자유란 무엇일까. 자유란 필자가 앞에서 정의한 돈의 의미 중 삶의 목표에 해당하는 게 아닐까. 자본과 결탁한 이 사회에서 돈이 그저 수단으로만 여겨지는 비극의 주인공인 우리. 이 비극을 희극으로 반전시키는 게, 즉 돈으로부터의 자유를 안겨주는 게 아이러니하게도 돈이라는 생각. 돈으로 빚어진 비극이 돈으로 인해 희극으로 재탄생하는 게 결국 자본주의 속 벌어야 사는 우리라는 결론을 내려 봤다.

 

 

 이 책의 인터뷰어 정현영 기자도 비슷한 말을 남겼다.

‘가질 수 있다고 믿고 상상하면서 ~ 웃어 보이는 것이 벌어야 사는 시대의 천국이 아닐까.’

 


 <벌어야 사는 사람들>는 소개 글과는 다르게 13인의 돈에 관한 인생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비록 소개 글만큼이나 노골적인 돈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지만 돈 그 자체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다. 왜 우리는 벌어야 사는 사람들일까. 우리에게 돈이란 무엇일까 등등.

 

 

 돈에 관한 현실적인 고찰을 통해 돈이 지닌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준 고마운 책, 정현영 기자의 <벌어야 사는 사람들>이었다. 

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