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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16. 12. 21. 14:29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

 

- 정은영

 

 

 돈이 좋았다.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 필자는 돈에게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 일방적 사랑을 퍼붓는 수준에 이르렀다. 돈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알바 2개는 기본이었다. 장학금을 따기 위해 밤새면서 공부했다. 글을 팔았고 토토에도 손을 댔었다. 왜 필자는 돈에 집착하는 피폐한 생활을 이어왔을까.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 불우했던 지난 인생, 여친과의 재력 차이에서 오는 열등감, 가정을 일으켜야 한다는 책임감. 이런 생각을 곱씹어가면서 돈을 향한 필자의 애정은 더욱 커져갔다. 동시에 그저 방송국에 입사해 월급쟁이로 살아가기만을 바랐던 꿈도 조금씩 원대해지고 있었다. 본격적인 창업을 생각하게 됐다. 상상만 해도 두근거리게 만드는 단어 창업. 하지만 창업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했던 필자. 늘 그랬던 것처럼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창업이란 세계에 전입하기로 했다. 그 첫 발걸음은 오늘 소개할 책 남해의 봄날 정은영 대표의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다.

 


 

 다수의 창업 관련 책 중 왜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를 선택했을까. 단순하다.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 크리에이티브. 사실 필자의 가치관과 다소 거리가 있는 속성이다. 현실적이고 냉소적인 가치관을 지닌 필자이기에. 허나 창업을 한다면 필자가 자신있어하고 열망하는 분야를 선택하고 싶었다. 그것이 바로 크리에이티브를 핵심으로 하는 사업, 브랜드 스토리텔링 컴퍼니였다.

 

 


 브랜드 스토리텔링 컴퍼니. 낯선 영단어로 도배되어있어 그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 쉽게 말하면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미디어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며 글 쓰는 일이다. ‘다양한’이란 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브랜드 스토리텔링 컴퍼니는 무궁무진한 분야를 포함한다. 출판 업체서부터 영화포스터 제작, 잡지촬영, 관공서 디자인까지.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는 본인만의 크리에이티브를 주 무기로 하여 사랑이란 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13인의 크리에이터 인터뷰를 담았다.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한 오늘날, 누구나 글 쓰고 기획하고 소통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됐다. 그렇기에 브랜드 스토리텔링 컴퍼니에 진입하기 위한 장벽은 낮은 편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시장임을 의미한다. 스몰컴퍼니라는 구조적 한계 또한 뚜렷하다.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타 업계와는 달리 스몰컴퍼니는 소프트웨어 중심이다. 이로 인해 매출의 흐름이 시시각각 요동친다. 즉 회사 존폐위기가 쉽게, 자주 찾아온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 비즈니스란 점에서 고객 관리도 신경 써야 하고 자유분방함을 지향하는 크리에이터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직원 관리도 힘써야 한다. 무엇보다 돈이 안 된다! 인터뷰이 13인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대표라는 직함을 달았지만 오히려 나에게 돌아오는 돈은 일반 직원들보다 더 적을 때가 많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필자는 돈을 사랑한다. 스몰컴퍼니의 최대 단점은 돈이다. 당장 창업하는 것도 아닌데 쓸데없이 심도 있는 고민을 해봤다. 가치관과 반대되는 창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그때 알 수 없는 끌림이 솟구쳤다. 그래도 필자가 자신 있어 하는 분야이기에, 필자가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피어났기에, 필자만의 색을 이 스몰컴퍼니에서 세련되게 뽑아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기에.

 


 

상출판사 천성연 대표가 말했다.

 

“웬만하면 하지마라 ··· 막연하게 생각하면 백발백중 깨진다.”


 맞다. 책 한 권만 보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금이 필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스몰컴퍼 니라면 깨지더라도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이 알려준 지침대로 행한다면 언젠가 빛을 볼 것 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생겼다. 돈을 위해 창업을 하려 책을 펼쳤으나 돈과 동떨어진, 작은 회사에 관한 환상만 심어준 미묘한 책, 남해의 봄날 정은영 대표의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였다.

 


 

ps.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는 스몰컴퍼니 창업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주는 상세한 지침서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도 좋지만 창업을 앞둔 사람에게 더 적절한 책이다. 필자는 전자의 사람이기에 전자의 초점에 맞춰 글을 전개했다.



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