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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09 무당의 진실 - <무(巫)>
Book2017. 1. 9. 14:38

무(巫)

 

- 닷텍스트

 

 

 一 하늘과 二 땅 工 그것을 이어주는 巫 인간 무당.

 

 

 다른 종교에는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는 필자. 그러나 무당은 예외였다. 한자 풀이 그대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인간인 무당. 즉 하늘과 땅의 매개자이자 그들의 뜻을 인간에게 전파하는 전달자인 무당. 멋스럽고 신비로운 존재였다. 이 관심은 무당 자체에 대한 궁금증으로 발전해 무당 인터뷰집인 <무(巫)>를 읽게 만들었다.

 

 

 무당은 보통의 존재다. 결국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란 말이다. 일 할 때는 일하고 놀고 싶을 때는 놀고 술 마시고 싶을 땐 술 마시고. 대부분이 이를 몰랐다는 게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무당이 ‘신’을 모신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예외적 인물로 규정했다. 무당에게 이상한 무리라는 편견을 부여했다. 그래서일까. 그냥 보통 사람으로 봐달라는 무당들의 외침이 간절하고 아련하게 느껴졌다.

 

 

 무당은 행복 구원자다. 이 책을 읽기 전(前) 생활관(내무실) 인원들에게 물었다. 무당하면 떠오르는 것은? 별의 별 말이 다 나왔다. 무섭고 두려운 사람들이다. 정신 나간 것 같다. 심지어는 악마를 모시는 사람들 아니냐는 말까지. 내가 알고 있던 무당에 관한 지식이 잘못된 것일까 의심할 정도였다.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깨달았다. 역시 내 말이 맞았구나. 아니, 틀렸다. 무당들은 생각 이상으로 사람들의 행복에 신경 쓰고 있었다. 그들이 <무(巫)>에서 가장 많이 한 말. ‘그저 사람들을 위해 빌어주는게 우리의 일이다.’ 신에게 비는 행위를 통해 찾아온 사람들의 행복을 구원해주는 일.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글귀 하나가 있다. 무당 연화의 할아버지 신이 한 말.

 

 

 “1등 무당은 행복한 무당이다. 너(연화)가 행복하지 않으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인생을 행복하게 밝혀줄 수 있는가.”

 

 

 무당은 희생자다. 개별적인 무당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세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희생자라 생각한다. 우선 위 문단에서 언급한 타인의 시선. 중복되는 내용이니 말을 줄이겠다. 그리고 무당이란 운명 그 자체. 인간은 추억을 머고 꿈을 위해 사는 존재란 말이 있다. 무당에겐 이 말이 해당되지 않는다. 추억을 먹을 순 있지만 꿈을 위해 살 순 없다. 신내림이란 과정을 통해 무당의 삶이 강제되었으므로. 무당의 삶을 위해 자신의 꿈을 희생했으므로. 인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자유를 구속당한 느낌이랄까. 안타깝고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여기 나온 무당들 대부분은 이런 생각을 품고 있었으나 지금은 만족한다니.. 다행이다.

 

 

 무당에 대한 호기심으로 접했던 이 책. 이 책은 호기심을 충족시켜준 것은 물론 무당에 관한 진실까지 알려줬다. 온갖 괴소문으로 가득한, 그래서 부과된 선입견의 무당이 아닌 보통의 존재이자 행복 구원자였던 무당.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 닷텍스트의 <무(巫)>였다.

 

 

ps. 이런 바람이 통한 것일까. 독립서점에서 <무(巫)>의 재입고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고 했다.

Posted by AC_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