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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9.17 독창적인 심리전 서사의 탄생 - <밀정>
Movie2016. 9. 17. 19:08

밀정

 

- 김지운

 

 

1.

 <밀정>이 지향하는 독립운동 분위기는 기존 영화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밀정>은 비가시적인 ‘심리전’에 초점을 맞추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사를 창조해냈다. 상대의 정보 하나하나에 수백 명의 목숨이 오가던 일제강점기. 그 정보를 탐하는 ‘밀정’을 두고 벌이는 치밀하고도 치열한 심리싸움. 기존 단선적인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와는 차별화된 소재의 영화 <밀정>이었다.

 

 

2.

 정(情)이라는 우리 민족의 특성을 전면에 내세운 스토리도 인상 깊었다. 친일파 송강호 (役 이정출)가 의열단과 뜻을 함께하게 된 과정은 영화에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혹평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달랐다. 공유(役 김우진)는 송강호를 ‘형’이라 지칭하며 그간 쌓아온 情에 호소해 그가 의열단에 합류하길 열망했다. 이병헌(役 장채산) 또한 송강호와의 만남 시퀀스에서 한민족이란 情에 기대어 그에게 의열단의 밀정이 되는 것을 권했다. 김지운 감독의 情 연출은 영화에 개연성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본인이 전하고픈 메시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3.

 송강호, 이병헌 두 거장의 연기는 <밀정>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송강호는 양면적인 캐릭터 이정출을 역대급 연기로 표현했다. 그의 숨소리마저 이정출 본인 같았다. 이병헌 또한 짧은 분량에도 그를 상회하는 강렬한 무게감을 선보여 <밀정>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들의 존재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다른 캐릭터들의 활용은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한지민(役 연계순)과 신성록(役 조회령).

 

 

4.

 그 외에도 역설적인 BGM과 함께하는 의열단 소탕 시퀀스, 간결하고도 빠른 카메라 워킹이 빚어낸 경성역 액션 씬 등 영화의 부분부분에서도 많은 신경을 써 영화의 완성도에 기여하기도 했다.

 

 

5.

 독립운동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차별화된 연출을 통해 빛을 발한 영화,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었다.

 



한줄 평 : 송강호, 공유의 밀정(密偵)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우리 민족만의 밀정(密情)



Posted by AC_CliFe